강원도 여행을 처음 계획하면 지도부터 복잡해집니다. 강릉과 속초는 바다 여행처럼 보이고, 평창과 정선은 산 여행에 가깝고, 춘천은 수도권 근교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같은 강원 안에서도 도시 사이 거리가 짧지 않습니다. ‘강원도에 간다’고 한꺼번에 묶기보다 어느 방향의 강원을 볼지 먼저 정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에는 18개 시·군이 있습니다. 한 번의 여행에 전부 담는 건 어렵고, 처음이라면 바다·산·호수·접경지역 가운데 하나의 분위기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이번 1편은 유명 관광지를 길게 나열하기보다 강릉, 속초·고성, 춘천·홍천, 평창·정선, 동해·삼척을 어떤 여행으로 보면 좋은지부터 정리했습니다.
전국 여행의 큰 흐름부터 보고 싶다면 서울부터 제주까지 지역별 한국여행 가이드를 먼저 참고해도 좋습니다. 강원도는 특히 권역 선택이 중요한 지역이라, 첫 도시를 잘 고르면 일정 절반이 정리됩니다.
강원도는 ‘한 지역’보다 다섯 개 여행권으로 보면 쉬워집니다
| 권역 | 여행 분위기 | 처음 갈 때 어울리는 일정 |
|---|---|---|
| 강릉 | 바다·카페·도심 | 1박 2일 |
| 속초·고성·양양 | 설악산·북부 해안·접경지역 | 1박 2일~2박 3일 |
| 춘천·홍천 | 호수·강·수도권 근거리 | 당일~1박 2일 |
| 평창·정선 | 고원·산·전통시장·계절여행 | 1박 2일 |
| 동해·삼척 | 해안도로·절벽·동굴·항구 | 1박 2일 |
여기서 중요한 건 도시 이름보다 여행의 성격입니다. 카페와 바다를 편하게 보고 싶다면 강릉, 설악산과 북쪽 바다까지 보고 싶다면 속초·고성, 산과 고원의 계절감을 느끼고 싶다면 평창·정선이 더 잘 맞습니다. 처음부터 ‘강원도에서 유명한 곳’을 전부 체크하면 여행이 산만해집니다.
처음 가는 강원도라면 강릉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강릉은 강원도 입문 여행지로 동선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경포호와 경포해변, 안목해변, 초당동처럼 성격이 다른 장소가 한 도시 안에 모여 있고, 바다를 보고 카페에 들렀다가 다시 도심으로 들어오는 흐름도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자동차가 없어도 여행을 짜기 쉽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철도로 들어온 뒤 택시나 시내교통을 섞어 움직일 수 있어 ‘강원도 여행은 차가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덜합니다. 다만 주문진까지 넣는 순간 이동 범위가 넓어집니다. 처음이라면 강릉 중심부와 경포·안목을 묶고, 주문진은 시간을 보고 붙이는 쪽이 낫습니다.
속초·고성은 바다만 보고 오기엔 아까운 쪽입니다
속초는 설악산과 중앙시장, 영금정, 바다가 한 여행 안에 들어옵니다. 여기에 북쪽으로 고성까지 올라가면 여행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화진포와 북부 해안, 통일전망대처럼 속초와는 다른 성격의 장소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성 통일전망대는 그냥 전망 좋은 곳 하나를 더 넣는 식으로 보면 안 됩니다. 민간인통제구역 출입 절차가 있어 신분증과 당일 운영정보를 확인해야 하고, 마감시간을 놓치면 일정 전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속초에서 아침을 보내고 늦게 북쪽으로 올라가기보다, 고성 일정이 있는 날은 처음부터 통일전망대를 기준으로 시간을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춘천·홍천은 멀리 떠나는 부담 없이 강원 느낌을 보기 좋습니다
춘천은 강원도 여행 중에서도 수도권에서 접근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호수와 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시내와 외곽의 분위기가 크게 다릅니다. 닭갈비 골목 하나만 보고 돌아오기보다 소양강이나 의암호 주변을 함께 넣으면 도시의 성격이 더 잘 보입니다.
홍천까지 묶으면 자연과 숙박 비중이 커집니다. 리조트나 계곡, 드라이브가 중심이라면 춘천 시내 관광과는 결이 다릅니다. 그래서 두 지역을 하루에 빠르게 연결하기보다 춘천은 당일치기, 홍천은 숙박형으로 생각하면 일정이 깔끔합니다.
평창·정선은 계절을 먼저 고르면 여행이 쉬워집니다
평창과 정선은 여름과 겨울의 모습이 꽤 다릅니다. 대관령과 고원지대는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한 편이고, 겨울에는 눈과 스키가 여행의 중심이 됩니다. 정선은 시장과 산, 레일바이크처럼 바다 도시와는 전혀 다른 강원 풍경을 보여줍니다.
이 권역은 차로 이동할 때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목적지 하나를 보고 바로 다음 도시로 넘어가기보다 대관령, 월정사, 정선 읍내처럼 서로 성격이 다른 장소를 하루씩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산악지역은 해가 지면 체감 이동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겨울에는 낮 일정을 특히 여유 있게 잡아야 합니다.
동해·삼척은 해안도로 자체가 여행의 일부입니다
동해와 삼척은 강릉처럼 한 도시 안의 명소를 보는 여행보다,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풍경이 바뀌는 여행에 가깝습니다. 묵호와 추암, 삼척의 해변과 항구를 이어가면 관광지 사이의 길까지 여행이 됩니다.
이쪽은 자동차가 있으면 확실히 편합니다. 대신 차가 있다고 장소를 계속 추가하면 오히려 전망 좋은 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동해·삼척은 하루에 서너 곳을 찍기보다 아침 바다, 점심 이후 해안도로, 늦은 오후 항구처럼 시간대에 맞춰 움직이는 방식이 더 잘 맞습니다.
원주·영월·태백은 두 번째 강원 여행에서 더 빛납니다
강원도 전체 가이드를 만들다 보면 원주·영월·태백처럼 중요한 지역을 빼기 어렵습니다. 다만 처음 한두 번의 여행에서 동해안과 설악산을 보고 난 뒤 가면 이 지역의 매력이 더 선명해집니다.
원주는 도심과 자연을 함께 보기 좋고, 영월은 강과 지질·박물관 여행이 잘 어울립니다. 태백은 산악도시 특유의 분위기와 높은 지대가 여행의 중심입니다. ‘바다 없는 강원’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할 때 골라볼 만한 지역들입니다.
1박 2일이면 도시 두 곳보다 한 권역이 적당합니다
강원도에서 흔히 생기는 실수가 첫날 강릉, 둘째 날 속초, 돌아오는 길에 평창까지 넣는 식입니다. 지도상으로는 가능해 보여도 여행의 대부분이 이동이 됩니다. 1박 2일이라면 강릉 하나, 속초·고성 한 권역, 평창·정선 한 권역처럼 잡는 게 낫습니다.
- 당일치기 — 춘천 또는 강릉 한 도시
- 1박 2일 — 강릉 / 속초·고성 / 평창·정선 / 동해·삼척 중 한 권역
- 2박 3일 — 속초·고성·양양 또는 강릉·동해·삼척처럼 같은 방향을 길게
- 3박 이상 — 바다와 산을 섞되, 숙소를 매일 옮기지 않는 방식
숙소를 매일 바꾸면 짐을 싸고 체크인하는 시간이 반복됩니다. 강원도는 도로 이동 자체가 길어질 수 있어 숙소를 한 지역에 두고 주변을 보는 방식이 생각보다 편합니다.
자동차가 없다고 강원 여행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강릉·춘천처럼 철도 접근이 좋은 도시는 뚜벅이 여행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속초 역시 버스로 들어가 시내와 설악산 권역을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 시·군을 하루에 이어갈 때 생깁니다.
대중교통 여행에서는 도시를 줄이고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게 답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자동차 여행은 접근성보다 주차와 이동 피로를 생각해야 합니다. 설악산이나 인기 해변은 주말이면 주차와 진입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강원도는 날씨가 일정표보다 강합니다
동해안은 바람과 파도, 산악지역은 눈과 안개가 여행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특히 겨울에는 같은 강원도 안에서도 도로 상태가 다를 수 있고, 여름에는 해변의 파도와 입수 통제가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출발 전에는 목적지 날씨만 볼 게 아니라 이동 구간의 기상도 함께 보는 편이 좋습니다.
가을 설악산이나 겨울 스키장처럼 특정 계절에 방문객이 몰리는 곳은 숙소와 주차 문제도 커집니다. 이런 시기에는 ‘몇 시에 출발할지’가 관광지 하나를 더 넣는 것보다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처음이라면 바다 하나, 산 하나만 제대로 고르면 됩니다
강원도를 처음 여행한다고 해서 대표 관광지를 전부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바다가 목적이면 강릉이나 동해·삼척, 산이 목적이면 속초·설악산이나 평창, 가까운 휴식이 필요하면 춘천처럼 출발점을 단순하게 잡으면 됩니다.
그리고 강원도 여행은 두 번째부터 더 재미있어집니다. 첫 여행에서 강릉을 봤다면 다음에는 속초·고성, 그다음에는 평창·정선처럼 권역을 바꿔보면 같은 강원 안에서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강원도는 한 번에 끝내는 지역이 아니라, 방향을 바꿔가며 여러 번 보는 쪽이 더 잘 맞습니다.
다음 강원여행 2편에서는 강릉으로 들어가 경포·안목해변·초당·주문진을 1박 2일 안에서 어떻게 나누면 좋은지 실제 동선 중심으로 정리하겠습니다.
